[만남]
바스통(Bastong)이란 브랜드를 접한 것은 친구를 통해서였습니다.
꽤나 패션에 관심이 많고 그런 지식을 남들에게 알려주길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그는 바스통을 '기본을 지키고 퀄리티로 승부를 보는' 브랜드로 저에게 소개했습니다.
당시 학생의 티를 벗어던지고 어른의 반열에 올라가고자 했던 열망이 강했던 저는 그때부터 바스통을 조금씩 가슴에 품게 되었습니다.
여력이 되면 꽤나 비싼 가격의(하지만 값어치는 충분히, 아주! 충분히 하는) 제품을 구매하였고, 생일만 되면 친구들을 졸라졸라 바스통 제품을 선물받았습니다.
어느샌가 지금 제 오른쪽 행거에 걸린 옷의 절반 이상은 바스통으로 가득차 있네요.
[인물]
2021년인 지금 전 38살이 되었습니다. 패션에 대한 가치를 심어준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군 제대후 복학생 놀이(?)를 할 시기, 늘어날만큼 늘어나 엉덩이까지 덮어버린 알수 없는 문구로 가득한 티셔츠와
핏이란건 전혀 고려하지 않은 7부 카고 반바지를 입은 20대 후반 학교 선배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나는 나이가 들더라도 옷차림에는 신경써야되겠다.' 라는 마음가짐을 그때부터 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패셔니스타였지, 밸런스와 센스를 갖추는데는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금 특별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온전히 포멀한 복장 보다는 마주하는 이에게 약간의 편안함(혹은 여유)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복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도 안됩니다.
사실 제가 바스통을 좋아하게 된 이유중 하나는 이 부분입니다. 발간되는 룩북의 코디만 보아도 알 수 있듯, 포멀함과 캐쥬얼의 경계에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아이템들이 꽤나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리뷰]
이번에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제품은 2019년부터 흠모했던 제품입니다.
001 블랙 왁스자켓인데요, 구매하고 난 뒤 꽤나 만족도가 높았던 제품입니다.
사실 저는 왁스자켓 구매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이라는 이야기는 제가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영역의 물건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바스통 홈페이지에서 이 제품을 몇 달간 지속적으로 클릭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그래, 니가 이 놈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추측하건데 아마 저는 40에 가까워지며 남자다움을 가지고 싶었다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제품은 클래식합니다. 그리고 새끈합니다. 기본적으로 옷에 대해 이야기할 때 논하게 되는 만듬새는 바스통에서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족하지 못한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바버(Barbour)의 그것 보다 원단의 질감이 고급스럽다고 느껴집니다. 가을의 든든한 아우터가 되어주었으며, 소매의 시보리가 쫀쫀하여 이너패딩을 입은 채로 착용해 겨울도 견딜수 있었습니다.
카라의 광택은 적절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뒤에는 나와 같이 연륜의 때가 묻어 더욱 멋있어지리라 기대하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마초(Macho)의 감성을 깨워주는 남자의 자켓이라 하겠습니다.
[마치며]
제품리뷰는 사실 처음이라 사설이 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매번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운영자님 말씀처럼 리뷰 작성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리뷰 이벤트 배너를 보고 돈을 밝히는 나의 깊은 욕구가 들킬까 싶어 리뷰를 안쓰려 했지만, 겨울 저녁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기에 의미있는 일처럼 느껴져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바스통 관계자 분들께 마지막으로 이야기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다양한 아이템들을 숙고 끝에 제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삶에 멋진 옷을 입혀주셔 감사합니다.
001은 저도 굉장히 즐겨입는 제품이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고객님도 저와 같이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더 노력하는 모습, 더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가지 빠트리고 말씀드리지 못한 것은 매장에 갔을때 직원분들의 응대가 상당히 나이스 했다는 측면입니다. 번거로우실텐데 착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객님께서 나이스한 느낌을 받으셨다니 굉장히 보람을 느낄 것 같습니다.
제가 고객님이 좋게 느끼신 부분에 대해서 쇼룸인원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